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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적는 도서 리뷰

서평) 부동산 투자 사이클_거시적인 관점으로 공부가 필요한 사람에게

by 소액 재테크 연구소 2021.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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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해하는 세 가지 등식

① 부채 = 유동성 = 구매력

주택을 구입할 때 사업할 때 투자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출을 이용해 부채를 진다. 대출을 받는 순간부터 시중에 풀리고 유동성이 증가한다. 유동성이 증가하면 당연히 구매력 또한 상승하므로 등식이 성립된다.

② 내가 쓴 돈 = 남이 번 돈

내가 돈을 쓰면 누군가는 돈을 번다. 내가 돈을 쓰지 않아도 누군가는 쓰기 때문에 사회 전체적으로 쓴 돈과 번 돈의 총량은 같다.

③ 내가 저축한 돈 = 남이 빌린 돈 = 부채

누군가 돈을 빌리려면 누군가 그만큼 저축을 해야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지급준비율 제도 덕분에 저축한 돈보다 부채가 훨씬 많아지게 된다.

부채와 유동성은 구매력의 핵심이다. 이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축이기도 하다.

2. 비핵심대출이란

전통적인 대출은 은행을 통해 받는다. 은행을 통해 받는 대출을 핵심대출이라고 한다면 은행이 아닌 곳에서 받는 대출이 비핵심대출이다. 대출은 은행에서만 해주는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은행 이외의 금융기관에서도 대출을 해준다. 비핵심대출은 외화차입, 도매금융시장에서의 차입 두 가지로 구성된다. 그림자금융은 금융기관 간의 거래를 뜻하는데 한국 KB국민은행이 미국 시티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 비핵심대출이다. 저축으로 조성되지 않은 돈이 시중에 유입되는 것이다.

핵심대출이 1년짜리 적금이나 예금으로 들어온 돈을 30년 만기로 빌려주는 시스템이라면 비핵심대출은 극단적으로는 하루짜리 돈을 빌려 30년 만기로 빌려주는 시스템이다. 단기인 비핵심대출은 이런 구조로 인해 뭔가 문제가 생기면 그 즉시 자금을 회수한다. 대출 만기 연장을 중단하며 시장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3. 비핵심대출 시장의 확대

유로화가 도입되자 그리스와 스페인 같은 저신용 국가들도 신용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게 되었다. 과거에는 위험하다며 들어오지 않던 돈이 그리스를 포함한 재정이 좋지 않은 나라에도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들 국가에 유입된 돈은 해외에서 차입된 것이니 비핵심대출이다. 이런 비핵심대출의 특징은 문제가 생기거나 사고가 터지면 아주 잽싸게 도망간다. 독일에서 그리스에 대규모로 빌려준 자금이 그리스에서 사고가 나자 그 즉시 빠져나갔다. 우리나라의 IMF 외환위기 때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직전 외화 차입금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 것과 같다.

이렇게 외부로부터 차입한 돈이 많은 국가에서는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비핵심대출이 늘어나 돈이 넘쳐나니 주택 가격은 물론이고 주식 등 자산 가격이 상승한다. 가격이 상승하면 더 큰 상승을 기대하며 너도나도 자산을 구입하려 한다. 이 덕분에 경기가 좋아진다. 그러나 사고가 나서 비핵심대출이 빠져나가면 해당 국가는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행복한 날들이 이유도 모른 채 하루아침에 박살 나게 되는 것이다.

4. 일본 버블의 전개 과정

일본 버블의 특징은 버블을 일으킨 주체가 기업이라는 것이다. 당시 일본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120%를 허용하고 있었다. 주택 가격이 상승 추세이기에 주택 가격의 120%까지 대출을 해주었다. 1990년부터 1992년까지 일본의 버블이 붕괴되기 시작한다. 섬나라라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일본인들은 땅을 사랑한다.

이런 특성을 "대출총량규제"로 완전히 싹을 잘라버린다. 이 규제가 일본 부동산 가격 하락의 신호였다. 부동산 관련 모든 대출을 전부 합쳐 규제하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 120%까지 대출해주던 금융기관에 모든 대출자의 대출총량을 규제할 것을 강제했다. 그것도 어느 날 갑자기 시행했고 참혹한 결론이 시장에 속출한다.

경제는 경제만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정치와 결부되어 있다. 국민이 부동산 투자를 증오하니 정치인들은 경제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며 국민의 마음을 사려 했다.

5. 슈퍼스타 이론

미국 부동산 버블의 탄생과 무너지는 과정을 설명하는 하이먼 민스키의 모델에 따르면 버블의 거의 막바지에 새로운 이론이 탄생한다. 미국의 동부 해안과 서부 해안을 비롯한 대도시들은 토지 공급은 부족하고, 부자들을 끌어당기는 직장, 교육, 커뮤니티라는 매력과 능력을 갖고 있기에 지금까지 올랐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이론이다. 2006년에 이 이론을 소개한 논문이 발표되자마자 한국에서 인용이 된다. 한국에서 강남은 영원할 것이고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과 너무 똑같지 않은가? 실제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진 후 조사해보니 슈퍼스타 시트에는 대규모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집중되었던 걸 알 수 있었다.

6. 무너진 신화

주택 가격이 상승하니 그에 따른 합당한 이유를 찾아야 했다. 그건 다음과 같다

- 미국은 경제 대국이니 주택 가격이 계속 오른다

- 이민자가 끊임없이 들어오니 주택 가격이 오른다

- 해안지역은 토지 공급이 부족하니 주택 가격이 오른다

- 부유한 노인들이 세컨드하우스를 구입하니 오른다

- 부유한 노인들이 노후를 위해 수익형 부동산을 구입하니 오른다

- 학군, 직장 등이 해안에 밀집되어 있으니 오른다

- 미국 금융 시스템은 매우 안정적이고 세계 최고라 버블이 있을 리가 없다

이런 이야기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보았다.

저 말을 한국에 맞게 단어를 변경해 대입해도 어색할 게 없다. 이 모든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나기 전까지만 유효했다. 비핵심대출로 이뤄진 약한 기반 위에 쌓은 모래성이었던 것이다.

7. 버블을 향해가는 강남 아파트

1987년에서 2018년까지 강남 지역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1990년 38.8%, 2002년 35.2%로 강한 버블이 발생했다. 2001년 22%, 2006년 27.6%로 약한 버블이 일어났다. 이때를 빼고는 단 한번도 1년 기준으로 10% 이상 상승한 적이 없다. 최근 10년 동안 강남 지역 아파트의 가격 동향을 살펴봐도 버블이라고 할 만큼 상승한 적은 없다. 생각보다 상승 폭이 크지는 않지만 2016년 4.7%, 2017년 5.6%, 2018년 1월 기준 1.5% 상승했으므로 당분간 상승추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듯하다.

지금의 강남 아파트 가격은 버블이란 말을 듣기에는 상승률이 높지 않다. 강남 4구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되어 대출받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유동성을 막아버린 것이다. 그러나 은행을 통한 주택 담보대출이 아닌 보이지 않고 실체를 파악하기 힘든 신용대출과 비핵심대출에 따른 유동성이 문제다.

8. 부동산 가격만 보지 말고 경제 전반을 보자

독자들은 언제 호황이 오고 불황이 올지 가장 궁금할 것이다. 영원한 상승이란 없으니 조만간 상승장이 끝나고 하락장이 올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언제까지 기다리면 될지 명쾌한 근거를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그건 어렵다. 부동산 가격은 독자적으로 상승하는 게 아니라 다른 자산 가격과 동조하여 상승한다. 그러니 부동산 가격만 들여다보지 말고 경제 전반을 살펴봐야 한다. 경제 위기가 닥치면 부동산 가격도 어김없이 하락한다. 경제 상황에 계속 관심을 기울인다면 위기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에 비핵심대출이 많이 쌓이는 것 또한 경제 위기가 다가오는 신호일 수 있다. 비핵심대출이 쌓이면 경제가 호황을 누리지만 큰 위기가 축적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비핵심대출은 단기자금 위주이기 때문에 위기를 감지하면 재빨리 시장에서 발을 뺄 수 있다. 경제 위기가 오면 은행은 살아남기 위해 대출을 회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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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온 책입니다.

이번 책에서도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어가며 세계경제와 한국 부동산 사이클을 설명하였습니다. 자본주의 시스템과 미국과 일본의 버블 사례, 비핵심대출에 의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작년 9.13대책 이전에 출간된 책입니다.

책이 출간될 시점 서울권 부동산 시장이 활황기였기에 이 책에서 지적한 내용들에 공감하지 않는 독자도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책에서 몇 차례 언급되었던 "비핵심대출" 내용이 도움 되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란 단순히 수요와 공급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으며 경제 전반을 알아야 합니다. 모든 투자는 금융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집 담보대출, 전세보증대출 등 모두 금융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현재 부동산 대출 규제로 돈이 막혀서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이 계절적 비수기이기 하나 유동성이 막힌 원인도 꽤 크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부동산 소장님들의 공통의견입니다. 전세금 하락으로 돈을 돌려줘야 하는 분들도 꽤 많으시군요.

투자가 참 어렵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부동산 투자 사이클을 100% 이해할 수는 없겠으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기엔 도움 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읽어보면 좋은 책입니다. 일반적인 부동산 투자 책은 아닙니다.

내용이 조금 어렵습니다만 비슷한 류의 책을 읽었던 분들에겐 복습이 되는 책입니다. 복습이 필요하다는건 그만큼 중요하다는? 저에게도 그리쉽지는 않았으나 공부가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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