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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적는 도서 리뷰

서평) 트럼프발 경제위기가 시작됐다

by 소액 재테크 연구소 2021.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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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이 잦습니다.
중국은 더 심하며, 한국 또한 대중 수출 가운데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하므로 영향권에 있습니다. 본 책에서는 트럼프의 출현 배경과 과거 경제 위기의 역사,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 정인호 님의 인사이트를 통해 책의 주요 내용을 적어보겠습니다. 공부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1. 트럼프의 출현 배경과 정책
- 미국 공화당은 제조업, 민주당은 금융업 엘리트를 대변한다
미국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양당정치가 오랫동안 자리 잡았다. 공화당은 보수적이며 기독교적이고 백인 중심적인 정당으로 유명하다. 민주당은 진보적이며 세속적이고 소수민족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지지기반이 무엇이든, 정당들을 이끄는 핵심세력은 소수이며 그 소수가 미국을 끌고 가는 그룹이다. 언론의 경우 '폭스'와 같은 보수 채널이 공화당을 지지하고, 'CNN,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같은 진보 채널은 민주당은 지지한다. 이들 매체는 공통적으로 유대인이 지배하고 있어 유대인의 이익에 상충되는 의견을 들을 수 없다.

세계화와 금융화를 통해서 미국의 금융자본과 IT 자본은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반대로 미국의 제조업은 크게 타격을 받았다. 멕시코 등 저임금 국가에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멕시코에서 저임금 노동자를 유입시키고, 중국으로부터 저가 상품을 수입해 물가를 낮춤으로써 임금 수준을 억누르는 데 효과적이었다. 즉 세계화는 임금과 생산비용을 낮춤으로써 제조업에도 이득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IT를 제외하면 미국 제조업에서 경쟁력을 가진 분야는 군수산업과 우주, 항공, 의약품 정도다. 그 결과 미국에서 지역적으로 양극화가 일어났다. 동부와 서부의 해안지역 사람들은 이득을 보았고, 중부의 광활한 내륙지역 사람들은 손해를 보았다. 동부의 뉴욕은 금융자본의 성지이며,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하는 서부는 IT 자본의 본산이다. 그리고 내륙지방은 제조업의 기지다.

- 1980년대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는 임금이 낮은 중국으로부터 상품을 수입하고, 멕시코로부터 불법 이민자를 유인해 미국의 노동 계층을 궁지로 몰았다. 그리고 트럼프는 그들을 선동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미국을 수탈한다는 명분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보복 관세를 때린다. 군사비를 증대해 군사력으로 이러한 경제전쟁을 지원하려고 한다. 그 중심에는 미국의 패권 자리를 노리는 중국이 있다. 트럼프는 무역전쟁을 통해 미국에 유리한 무역시스템을 만들고 중국을 배제해 고사시키려고 한다. 트럼프의 정책은 신자유주의에 만족하던 기득권층의 강한 저항을 받았다. 따라서 그는 감세 등을 통해 기업의 이익을 크게 올려주었다. 기업이 고배당을 하거나 자사주 매입, 소각을 통해 주가를 올리도록 함으로써 기득권층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서다.

그의 정부에는 3가지 이질적인 세력이 격돌하고 있다.
첫째는 배넌을 위시한 국가주의자들로 그를 당선시킨 국가주의 이념을 만든 사람들이다. 배넌은 쫓겨났지만 그의 이념은 무역전쟁과 반이민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둘째는 유대인으로 신자유주의자들이지만 트럼프를 이용해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경쟁국인 중국을 때리기 위해 그의 정부에 동참하고 있다. 셋째는 공화당의 전통적 세력으로 트럼프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의 감세와 금융 규제 완화가 그들의 노선과 부합하기 때문에 마지못해 따라가고 있다.

- 이슬람과 멕시칸을 몰아내는 이민정책
이민은 오늘날 미국과 유럽을 달구는 가장 뜨거운 이슈 중의 하나이다. 그것은 이민자의 임금을 낮추고 일자리를 빼앗아가며, 아까운 세금을 모두 이들의 사회복지 비용으로 날린다는 반감에 기인하는 것이다. 멕시코에서 대량의 이민자가 손쉽게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흘러들어 왔다. 미국의 인구구조가 바뀔 정도로 히스패닉이 늘고 있는데 그 주류가 멕시코인이다. 미국 정치권은 말로는 불법 이민자를 비판하지만, 막상 단속은 강하게 하지 않았다. 이들이 미국 사회에서 가장 허드렛일을 맡아 하면서 전체적인 임금수준을 억눌렀기 때문이다.

2. 트럼프로 이어진 경제 위기의 역사
- 자본주의는 '장기적인 이윤율 저하'라는 심각한 모순을 가지고 있다. 이윤을 높이려고 자본을 투자하고 생산성을 높여도 결국은 수요의 부족에 부딪혀 자본에 대한 수익률은 점차 내려갈 수밖에 없다. 이윤의 저하를 만회하고자 복잡한 금융상품을 만들어 고수익을 추구하지만 이것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불황의 폭발력을 키워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든다. 그렇게 나타난 것이 1929년에 시작된 대공황이다.

미국은 모든 노력을 다해 대공황을 극복하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결국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무질서한 자본주의의 단점을 보완한 케인즈주의로 자본주의는 다시 전성기를 맞았으나 결국 1970년대부터 수익률 저하에 따른 긴 불황을 피하지 못한다. 1980년 대통령에 당선된 레이건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자유주의를 도입한다. 자본, 노동, 상품의 이동을 막는 모든 규제를 풀어 수익률을 극한까지 올리는 세계화와 전 세계 자산 시장에 투자해 고수익을 거두는 금융화가 수단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미국과 유럽의 노동 계층에게 타격을 가하고, 2008년 금융위기로 한계를 맞는다.

미국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양적완화를 도입했지만, 그것은 자산 시장의 거품과 부채를 키움으로써 다시 한 번 공황을 가져올 수 있는 불씨를 남기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무역전쟁을 벌이는데, 이는 세계무역을 축소시킬 뿐 아니라 연준의 국채 보유량을 줄여야 하는 사이클에서 반대로 국채 발행을 늘림으로써 금리인상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 또한 중국과 이란을 압박하는 정책은 유가상승을 불러일으켜 세계경제의 불황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와 무관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실물경제에서도 경기의 호황과 불황은 번갈아가며 찾아온다. 경기가 좋으면 상품의 수요와 가격은 치솟고 기업들은 다투어 생산량을 늘린다. 기업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많은 상품을 생산해 이익을 거둘 목적으로 대출을 받아 투자에 나선다. 주식이나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은행으로 대출을 받아 설비를 증설한다. 무질서한 기업의 공급 증대 경쟁은 어느덧 과잉공급의 상황을 초래하고 가격은 떨어지며 인건비는 올라가고 수요는 줄고 생산설비는 남아돈다. 기업은 자금난이 봉착하고 그것을 불안하게 지켜보던 은행을 신규대출을 거절하거나 기존 대출을 회사하는 방식으로 대처한다. 그때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는 기업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는 기업에 돈을 빌려준 은행도 무너질 수 있다. 그렇게 작은 금융위기가 벌어지는 것이다.

- 위기 탈출을 위한 극약처방 : 양적완화
파격적인 통화정책이 등장했다. 바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다. 원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정해 알리고 이에 맞추어 통화정책을 시행한다. 그러면 시장금리는 그에 영향을 받아 일제히 움직인다. 금리는 돈의 가격이므로 이를 가격 정책이라고 한다. 그러나 엄청난 경제 위기에는 사람들이 모두 단기에만 돈을 운용하려고 한다. 때문에 장기 채권은 금리와 정반대로 움직인다. 따라서 장기금리가 수직 상승한다. 이것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장기국채를 사들이면 시중에 돈이 풀리고 장기금리가 하락한다. 중앙은행은 장기국채의 금리가 얼마가 되어야 한다고 통고한 바가 없다. 그러나 아마도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장기금리가 있을 것이다. 그것에 맞추어 장기국채를 사들인다. 이것을 수량 정책이라고 부르지만 그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에 양적완화라고 부른다. 미국의 양적완화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6년에 걸쳐 3회 실시되었고 그 결과 연준의 자산은 7400억 달러에서 4조 2300억 달러로 증가했다.

3. 위기의 한복판에 선 한국경제의 미래
- 한국은 기본적으로 미국에 종속된 정치와 경제를 갖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과하며 자본시장도 완전히 개방되어 있다. 따라서 트럼프의 정책이 불러일으킬 금리와 환율의 변동에 매우 취약하다. 더구나 한국의 주력 산업은 쇠퇴기를 맞고 있으며, 세계적인 불황과 중국과의 경쟁으로 가동률이 저하되고 있다. 장기간의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완화로 부동산 거품과 가계 부채가 산처럼 쌓여 있어 위태롭기 짝이 없다.

한국에 경제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리스크를 살펴보면, 첫째는 금리 상승으로 인해 부동산가격이 폭락하고, 가계에 거액을 빌려준 금융기관이 타격을 받는 것이다. 둘째는 보호무역으로 인해 수출이 줄어들고 제조업의 불황이 더욱 심화되는 것이다. 셋째는 미국의 자산 가격이 붕괴해 해외자본이 한국의 자산 시장에서 철수함으로써 주식과 채권의 가격이 폭락하는 것이다. 이러한 리스크는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어떻게 현실화될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의 장기 불황은 불가피하다. 한계에 도달한 한국의 성장 방식을 뜯어고치는 기회로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GDP 성장률에 매달리지 말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을 개척하며, 과감하게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판을 마련하면 위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트럼프의 정책 변화는 강달러와 부채위기를 가속화시켜 자산 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개인은 보수적인 투자를 통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보다 앞서 비슷한 경험을 한 일본의 사례를 연구하면 어떻게 불황기를 잘 지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 트럼프의 생각은 대중의 분노를 외국, 특히 중국에 돌림으로써 중국에 대한 경제적 포위망을 구축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첨단 제조업에 있어서 미국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것이다. 결국 국력의 차이는 첨단 제조업의 실력에 좌우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 오늘날 한국경제를 수직적인 구조로 보면, 최상층부에는 외국인 기관투자가 등 국제금융자본이 있고, 그 아래 수출 위주의 재벌그룹과 은행이 있으며, 이들이 다시 관계회사나 협력회사라는 이름으로 다수의 중소기업을 지휘하고 있다. 그리고 맨 밑에 최하층에는 영세기업과 자영업자가 강변의 모래처럼 무수하게 존재하고 있다. 프랜차이즈를 예로 들면 가맹점주와 아르바이트생이 최저임금을 놓고 다투면서 아주 작은 수익을 얻고 있으며, 본사는 대부분의 수익을 가져간다. 대기업의 지분은 50%가 넘게 외국자본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단기적인 이익을 강조하면서 수익경영을 압박하며 상당한 비율을 배당으로 수취해간다. 신자유주의 체제는 한국인들이 낮은 임금으로 열심히 일해 수출한 이익을 재벌과 국제금융자본에게 제공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어떤 사람은 이런 상황을 보고 '한국인이 노동자 민족'이 되었다고 탄식하기도 한다.


- 가라앉는 주력산업과 사방에 깔린 리스크 : 한국경제
한국을 먹여살리던 주력산업이 쇠퇴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의 상품은 포화상태이며 수요는 정체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의 선전에 가려져 있지만 사양산업이라고 볼 수 있는 산업들을 제법 많이 안고 있다. 조선, 해운, 철강, 건설, 화학이 5대 구조조정 산업으로 선정되어 정부의 주도하에 재편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 제조업 가동률의 저하
제조업의 설비가동률의 저하는 한국경제가 설비의 공급과잉에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수요가 부족한 것인데 내수야 워낙 미약했으니 수출이 잘 안된다는 말과 동일하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고용도 덩달아 부진하다. 이는 일본 경제가 버블로 무너지기 시작한 1990년대를 연상하게 한다.


- 산처럼 쌓은 가계 부채
한국경제가 타격을 받는다면 그 진앙지는 가계 부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경제는 고도성장기를 지났으므로 거대한 자금 수요도 없었고 빚 잔치를 벌였다가 혼이 난 한국 대기업도 내부유보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따라서 비교적 안전한 부동산담보대출이 은행에게 나름의 훌륭한 수익원이 된 것이다. 세계적인 저금리로 시중에 돈이 풍부해진 것도 부동산 투기를 부쳐겼다. 너도나도 은행에 돈을 빌려 주택을 사는 투기 경쟁에 나서게 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를 통한 정책과 금리가 맞물리며 부동산가격이 올라갔고 이와 함께 가계 부채도 늘어났다.

- 한국이 맞을 경제 위기 리스크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첫째는 미국을 따라 금리 인상을 하다가 가계 부채가 부실화되고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붕괴로 이어지며, 외국자본의 유출이 따라가는 것이다. 둘째는 미국의 보호무역으로 한국의 주력산업이 더욱 타격을 받고 구조조정에 들어가며, 이에 따라 실업률이 늘고 소비가 줄어드는 장기 불황이 찾아오는 것이다. 셋째는 미국의 자산 시장이 붕괴하면서 달러가 썰물처럼 본국으로 돌아가고 한국의 자산 시장도 덩달아 무너지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고 그렇게 될 경우를 대비해 준비를 해야 한다.

- 한국경제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할 필요가 있다. 부채를 일으켜 무리하게 성장했던 방식이 결국은 참극을 빚었고, 그로 인해 장기 불황은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위기는 위험인 동시에 기회다. 우리는 GDP의 고도성장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성장의 잠재력을 높이는 방식의 구조조정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양극화를 줄이고, 대중들의 소득을 늘려주며 기업이 신사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청년들이 과감한 혁신에 도전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면 먼 훗날에 지금을 좋은 시절로 기억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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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서평은 5분 만에 읽을 수 있는 정도로만 요약하는데, 본 책에서는 제가 한 번 더 기억하고픈 내용이 많아서 글이 길었습니다. 본 책의 저자는 경제학 박사님이십니다. 책의 시작은 트럼프의 출현 배경과 지지세력(군인 출신의 국가주의자들)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읽을 수 있었으나 중간부문에서는 과거 경제의 역사에 대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트럼프와 관련은 적었으나 현재의 미중 무역분쟁과 한국 경제의 미래, 트럼프를 이해하기 위해선 알아야 되는 지식이었습니다. 마지막 장에선 위기의 한국경제를 진단하셨는데 좋지 않은 내용이 많았습니다. 다만 이것이 팩트라면 현실을 직시해야겠습니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바라본 한국의 경제학 교수님들은 보수적인 성향의 분들이 많습니다. 한국에 위기가 올 것이라는 경고가 많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지만 뭔가 잘못 흘러가고 있는 현재의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개인적으로는 공부가 되었던 책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조던'님의 글을 통해서 알 수 있었던 미국의 정치/경제와 트럼프의 전략 내용과 일맥상통하여 더욱더 재밌게 읽었습니다. 한 번 더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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