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 어수선할땐 책을 읽습니다. 좋은 책 소개합니다.
저자는 서울대 인구학과 조영태 교수님입니다. 2년 전 출간된 "정해진 미래"를 읽으며 인구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고, 몇 개월 전 강의를 통해서도 훌륭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저자께서 설명하셨던 내용의 연장선에 있는 본 책은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한 총 17개 분야에 대한 미래를 전망하였습니다. 다른 통계보다 인구는 정확한 데이터로서 몇 가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던 책입니다. 저에게 도움 되었던 내용 위주로 정리합니다.
1. 인구에서 소비시장을 읽는 법
인구전망 없이는 사업전략도 없다. 소비의 관성을 읽으면 미래 시장이 보인다.
통계청은 2020년까지 매년 42만 명이 태어날 것으로 예측했지만, 기존의 저출산 정책이 무용지물이었던 점에 비추어볼 때 정부 정책이 30만 명대로 떨어진 저출산 흐름을 반등시킬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혼인율은 계속 낮아지고 혼연 연령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2020년에는 출생인구가 30만 명 ~ 31만 명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2015년 43만 명에서 5년 만에 약 30%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2. 아래의 그래프는 같은 사회일까. 다른 사회일까? 다른 사회처럼 보이지만, 모두 한국 사회의 모습이다.
1980년, 2018년, 2030년 한국의 인구 피라미드다. 각각의 사회마다 시장도 다르다. 그런데도 우리는 2030년을 계획하면서 2018년을 기준으로 삼고 의사결정한다. 서로 다른 사회에서 동일한 판단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 같은 한국이라도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는 서로 다른 판단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당신이 사업가라면 각각의 한국 사회에서 어떤 사업을 하는 게 유리할지 생각해야 한다.
3. 통계청에서는 정기적으로 가계의 지출을 분석한다. '소득 대비 각 항목 소비액'으로 나타낸 비율들의 가중평균값으로 쉽게 말해 월급이든 임대수익이든 우리 집에 들어오는 돈을 어디에 쓰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지출 항목에 따라 식료품, 음료비, 보건비, 교통비 주거, 음식, 숙박비 등 12개 항목으로 분류된다. 가구주 연령대에 따라 항목별 지출액은 각 연도의 분기별 평균 지출금액으로 산출된다.
시대별로 각 연령군이 어떤 소비 패턴을 보이는지 비교하기에 적합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같은 연령군이라도 시기별로 1등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30대 가구에서는 식료품의 비중이 점점 줄어든다. 대신 음식 숙박 등 외부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교육비 비중은 낮아진다.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아예 안 하거나 해도 안 낳아서이다. 20년 전의 30대와 현재와 미래의 30대는 전혀 다른 소비패턴을 보인다. 이런 흐름에 부합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 이런 인구 집단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은 위험해진다.
4. 미래의 소비시장을 뒤흔들 인구 현상 8가지
"초저출산, 만혼, 비혼, 도시 집중, 가구 축소, 수명 연장, 질병 부담 급증, 외국인 유입 축소"
10년 후의 시장은 10년 후의 인구에 의해 결정된다. 2024학번은 지금보다 훨씬 수월하게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2018 학번의 경우 전체 모집 정원은 50만 명에 재수생 등을 포함해 약 60만 명의 수험생이 경쟁했다.
만약 지금처럼 18세 인구의 70%가 대학 진학을 희망할 경우 2024년 입시에는 고3에 재수생까지 더해도 수험생 45만 명에 실제 진학자는 30만 명도 채 안 될 것이다. 현재의 대학이 망하지 않고 규모를 유지한다면 2024학번은 특별히 대학과 전공을 가리지 않는 한 누구나 대학생이 될 수 있다.
5. 초저출산
우리가 체감하는 가장 큰 인구변동 현상은 '초저출산'이다. 흔히 말하는 저출산이 합계출산율 2.08 이하로 떨어지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합계출산율이 3년 이상 1.3 이하로 떨어지는 초저출산 상태다. 얼마나 심각한가 하면 합계출산율 1.1~1.2수준이 15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2017년에는 역대 최저인 1.05로 떨어졌고, 서울시는 0.9도 되지 않는다. 2018년은 더 악화될 것이다.
합계출산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태어나는 아이의 수다. 2002년에 약 48만 명이 태어났는데 이 아이들의 부모 세대인 1960년대 말 ~ 1980년대 초에는 매해 85만 ~ 100만 명이 태어났다. 불과 한 세대 만에 출생아 수가 절반으로 줄었는데, 전 세계에 이런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6. 비혼
만혼에 이어 아예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 느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워낙 결혼을 늦게 하다 보니 미혼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미혼은 30대 미혼이 아니라 40대 미혼이다. 40~44세 인구 중 미혼자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 20년에 비해 무려 10배에 가까이 비혼이 늘어났다.
7. 질병 부담 급증
나홀로 고령자가 크게 증가한다는 것은 가족이 더 이상 전통적인 기능을 담당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중요해지는 돌봄 기능을 가족이 해주지 못하게 되어 건강을 해치기 쉽다. 우리가 몇 살까지 건강하게 살지 예측해놓은 것이 '건강기대수명'이다. 일반적인 기대수명에서 건강기대수명을 빼면, 죽기 전까지 우리가 몇 년이나 아플지 가늠할 수 있다. WHO가 2016년 발표한 세계 건강통계를 인용해 2015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1세, 건강수명은 73.2세라고 발표했다.
국민 대다수가 73세를 넘기면 질병이나 사고로 약 9년간 아프게 지내다 생을 마감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100세를 맞은 분들이 모두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기대수명과 건강기대수명의 간극을 줄이려면 늙기 전에 미리 건강관리를 해두어야 한다.
8. 과거에는 기업이 시장을 바라볼 때 판단의 기준을 현재 혹은 과거로 두었다. 그동안은 그래도 되었다. 인구가 큰 변화 없이 상수와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인구가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태어나는 아이의 수가 줄고 고령자가 많아지는 것을 넘어서는 변화인데, 그것을 아직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이다. 이제는 판단의 기준을 미래로 놓아야 한다. 우리나라 인구, 나아가 세계 인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9. 작아지는 시장, 새로운 기회를 찾아라.
인구변화가 각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구체적으로 해석해보자. 그 안에 어떤 위험요인이 있는지 찾아내보자. 기왕이면 새로운 기회도 발굴해보자. (공부를 위해 저자의 제안 내용만 정리합니다)
① 백화점
② 호텔
③ ICT 산업
④ 화장품 산업
⑤ 식품 산업
⑥ 주류 산업
⑦ 커피 전문점
⑧ 농산업
⑨ 수산업
⑩ 자동차 산업
⑪ 여행 및 항공운수업
⑫ 금융 시장
⑬ 보육 산업
⑭ 사교육
⑮ 대학
⑯ 도서 시장
⑰ HR
미래의 시장이 지금과 비교할 때 물리적으로 더 커질 수 없는 것은 맞다. 하지만 기업도 개인도 미래의 시장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존재하고, 그 기회의 크기가 작지 않은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미래 시장의 많은 부분은 이미 정해져 있다. 오늘의 인구변동이 만들어놓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설령 그 미래가 어둡다 해도 미리 알 수만 있다면, 미래가 정해져 있다는 것은 오히려 무엇보다 큰 기회가 된다. 반대로 아무리 정해진 미래가 밝다 해도 그 모습을 알 수 없다면 기회는 남의 몫이 될 것이다.
---------------------------------
그동안 인구와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읽었습니다.
지방의 미래와 출산율 통계자료를 관심 있게 보아왔기 때문에 이번 책도 저에게는 상당히 도움 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특히나 저에게 도움 되었던 부분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같은 연령군이라도 과거의 30대와 현재와 미래의 30대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인구 수도 다르고 생각도 다릅니다. 과거에 이랬으니 미래에도 이럴 것이라는 예측은 결코 맞을 수가 없습니다.
둘째, 17개 각 분야별 저자의 인사이트도 매우 훌륭했습니다. 인구수로 바라본 정해진 미래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과연 어떤 기회를 설명할까 하는 궁금증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훌륭한 인사이트를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본문에 사진을 17장 추가해놓았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다시금 제 글을 읽어보며 기억하기 위함입니다. 공부가 되는 책입니다.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니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길게 적는 도서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인구학자가 말하는 정해진 미래, 조영태 박사 (0) | 2021.01.08 |
---|---|
평등교육은 기본, 영재는 따로 관리해야 by 다산 정약용 (0) | 2021.01.07 |
서평) 미국 배당주 투자지도 (0) | 2021.01.07 |
서평)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0) | 2021.01.05 |
서평) 애덤 스미스 국부론 by 이근식 교수 (0) | 2021.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