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선비를 격려하고 도와라.
과예(인재 선발, 점수를 매김)는 목민관 임무 중 하나다.
자기가 맡은 고을에서 과거에 급제하는 선비를 많이 배출하기 위해 공부하는 선비를 도와주고 격려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과거를 위한 공부는 마음씨를 흐트러뜨리는 것이지만, 선거제를 고치지 않는 한, 그 공부를 권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과예라고 한다."
여기서 과예는 요즘으로 본다면 지방행정기관이나 기초 자치단체장인 목민관이 교육공무원들과 힘을 합해 해당 지역 인재가 많이 배출될 수 있는 행정을 펴라는 것으로 여기면 된다. 다산은 "과예에 힘써 과거 급제자가 잇달아 나와 문명의 고을이 되면 목민관으로서는 지극한 영광"이라고 했다. 흥학, 권학에 힘을 기울여 우수한 인재가 자기 지역에서 많이 나오게 하는 것은 목민관으로서 당연한 임무 중 하나다. 과예에서 마지막으로 거론한 문제는 바로 영재 교육이다.
"총명하고 기억력이 좋은 동몽(아동)은 따로 가려 뽑아서 가르쳐야 한다."
다산은 영재 교육에 있어서 선발 과정이나 교육 방법, 교육 내용에까지 상세한 설명을 해놨다.
"군이나 현에는 각 면마다 수십 개의 마을이 있고, 대략 네댓 마을에는 반드시 하나의 서당이 있다. 그 서당마다 훈장이 있는데 아동 수십 명을 거느리고 있다. 마땅히 그중에서 열 살 안팎의 우수한 아동을 선발하되 3000~4000자의 글을 배워 열 번 남짓 읽고 돌아서서 외울 수 있는 아동은 상등이고, 하루에 2000자의 글을 배워 스무 번 읽고 돌아앉아서 외우는 아동은 중등이며 하루에 천여 자의 글을 배워 서른 번 읽고 돌아앉아서 외우는 아동은 하등이다. 이 이하는 우수하다 말할 수 없다."
우수한 아동을 3등급으로 구별해 최소 3등급 이상 학생에게 영재 교육을 시키도록 권했다.
목민관은 고을 향교에 공문을 보내고 향교에서 각 면으로 공문을 옮겨 서당의 아동 중에서 3등급에 들어갈 수 있는 아동이 있으면 성명·나이와 그때까지 배운 책들을 기재하도록 한다. 아울러 지금 몇천 자의 글을 배워 몇 번 읽어서 외울 수 있는가를 이름 밑에 각각 적어 넣어 향교로 보내고, 향교에서는 그것을 목민관에게 보내도록 한다.
명부가 도착하면 목민관은 날짜를 잡아 해당 아동을 소집해 친히 면전에서 서당의 훈장으로 하여금 새로운 책을 주게 하고, 암기력을 시험한다. 기록과 실제가 부합하면 수재라고 기록하며 따로 명부를 만들어 백일장을 열고 그 명부에 있는 영재들만 답안지를 제출하게 한다는 내용이다. 또 사계절의 첫 달(1,4,7,10월)에는 목민관이 수재 아동들을 소집해 3개월 학습과제를 줘 읽고 외우게 하고, 3개월 후에는 목민관 앞에서 강독하게 하고, 그 성적의 높고 낮음을 매겨서 등급에 따라 상을 베풀도록 했다. 이런 수재 선발에서 누락된 아동이 몇 달 사이에 총기가 갑자기 틔어서 선발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그 허실을 면전에서 시험해 추가로 올려줘야 한다.
다산의 주장은 더 세밀한 내용을 권장한다.
"혹 그중 영특해 뛰어난 아동이 있으면, 목민관이 고을살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날에는 함께 데리고 서울로 올라와 큰 그릇으로 키워 나라의 일꾼으로 제공하는 것은 옛날부터 목민관들이 마땅히 하던 일이었다."
다산이 영재 교육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산에게 시대를 묻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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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선생은 영재 아동이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도록 따로 뽑아 가르쳐야 된다고 하였습니다.
수천 자를 외워야 하는 영재 선발 방식은 참으로 공평합니다. 꼼수를 부릴 수가 없죠. 다산의 방식으로 영재를 선발하면 과연 몇명의 아이들이 영재학교에 입학할 수 있을까요? 기득권층의 아이들 수는 확실히 줄것 입니다.
모든 아동이 영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영특함을 타고난 아이에게는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해서 그 재능을 키워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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