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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부, 자본주의사회

연출된 샤워실의 바보

by 소액 재테크 연구소 2021.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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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실의 바보'

경제 용어 하나 설명합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섣부른 정부의 개입을 빗댄 말입니다. 샤워실에서 물을 틀면 차가운 물이 나옵니다. 샤워실의 바보가 수도꼭지를 확 돌리면 뜨거운 물이 나오게 되고, 깜짝 놀라 찬물 쪽으로 돌리면 다시 차가운 물이 나옵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것!

프리드먼은 정부 정책이 실제 효과를 발휘할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섣부른 개입은 경기 변동을 더 크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현재에 한국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샤워실의 바보'를 떠올리게 합니다. 역으로 이 바보는 제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똑똑한 '연출된 바보'일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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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의 '계급 나누기' 전략과 내집 마련 전략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개발호재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인 뒤 몇몇 사람들은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계급 나누기 전략' 얘기를 꺼냈다. 김 전 실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 설계자로서 청와대에 입성한 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아파트값 급등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다시 부동산 정책을 맡아 수도권 아파트 폭등'이라는 대단한 성과(!)를 냈다. 아파트 보유자들에겐 두 타석 연속 만루홈런을 친 MVP급 선수였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 들어 아파트값이 계속 폭등해 평범한 서민들은 서울 아파트를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되었다. 정권 출범 전만 해도 열심히 일해서 대출을 받으면 살 수 있었던 서울 아파트를 둘러싼 게임이 일단락되자(?) 김수현 전 실장의 의도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났다.

김 전 실장은 『부동산은 끝났다」라는 자신의 책에서 집을 가진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의 투표 성향 차이에 주목하기도 했다.

부동산은 끝났다

이 책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자가 소유자는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보이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진보적인 성향이 있다. 영국에선 보수당과 노동당의 투표 성향이 뚜렷이 갈라진다. 보수당이 자가 소유 촉진책을 편 것은 정치적으로 계산된 것이라는 뜻이다. (국내에선) 중대형 아파트가 밀집된 고소득층은 한나라당에 주로 투표했다. 그 반대의 경우는 민주당이나 야당이다. 이미 계층 투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전자는 투표율이 매우 높은 반면, 후자는 투표장에 잘 나서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개발돼 아파트로 바뀌면 투표 성향이 달라진다. 한때 야당의 아성이었던 곳들이 여당의 표밭이 된 데는 그런 이유가 있다.

서울 아파트가 일반 서민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수준으로 폭등해버리자 일부 사람들이 김 전 수석의 이 말에 주목했다. 정부가 일부러 아파트 공급을 늘리지 않으면서 자신들을 지지할 개구리와 가재들을 관리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 것이다. 그는 더 노골적인(?) 말을 하기도 했다.

부동산 정책은 경제정책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정치이기도 하다.

김 전 실장은

혹시 개구리와 가재가 감히 서울 아파트는 쳐다보지도 못하게 만들면서 민주당의 영원한 지지자로 만들고 싶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마저도 들게 했다. 하지만 정작 김 전 실장 자신은 이런 개구리들이나 가재들과는 다른 계급에 속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19년 말 청와대 사람들이 소유한 부동산 가격 변화를 조사해 발표하면서 “2017년 초 9억 원 하던,김수현 전 실장의 아파트가 2019년 초 19억 4천만 원으로 뛰었다"고 했다. 2년 만에 재산을 무려 10억 원 넘게 불리는 신공'을 발휘했던 것이다. 같은 기간 장하성 실장의 아파트 가격도 10억 원 넘게 올랐다.

정부는 부동산이 들썩이면 지속적으로 대책을 내놓는다고 하지만, 이미 본게임은 끝이 났다. 부동산에 함몰된 '카지노 자본주의' 사회에서 신분 상승을 피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제 훨씬 더 위험한 '연장전 승부'를 벌여야 한다.

금리를 알면 부의 미래가 보인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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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검증도 안된 대책을 발표하고 효과가 없으면 다시금 새로운 정책을 꺼낸게 벌써 25번째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안이 아닌 단기효과에 그치는 효과가 계속 나오면서 아파트값 상승은 역대 최장기간으로 길어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 청와대와 국토부엔 인물이 그렇게 없나?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알고보면 그분은 샤워실의 바보가 아닌 천재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에 3주택자 이웃 한분이 걱정스레 문의를 하셨습니다.

본인 집 하나에, 두채는 자녀들 앞으로 주려고 사놓았는데 몇년 사이 각각 10억 이상씩 오르자, 값이 올라서 좋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내년부터 내야 할 종부세가 고민입니다. 20억이 넘는 똘똘한 2주택자가 내년 이후로 내야 할 종부세는 1500만원, 4500만원, 1억5천만원입니다. 계속 가지고 가려니 세금 부담, 증여하려니 증여세 낼 돈이 없고, 팔려니 양도세 중과에 수익의 20%만 받아야 합니다.

책에서 소개된 김수현 수석의 이야기처럼, 서울에 재개발이 되고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사람들의 투표 성향이 바뀌기 때문에 규제를 풀지 않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공급부족으로 값이 계속 오르는 것은 아닌지? 그분의 책을 통해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읽는 책은 정치가 아닌 '금리와 부의 미래' 경제책인데요, 많은 책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는 저자분들이 많습니다. 정치성향을 떠나서 팩트체크는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정치와 경제는 땔래야 땔수가 없는 사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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