즘 자영업이 참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직장을 퇴직하신 많은 분들이 창업에 도전하고 있고, 현재와 같은 불경기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20대 후반에 우연히 어머니의 가게를 이어받아 식당업을 시작하게 되어 현재까지 20년 가까이 16개 매장을 직접 운영 중입니다. 프랜차이즈를 만들기 위한 도전과 노력, 경험으로 알게 된 저자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일부 내용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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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긴 부추무침 안 주잖아요!
첫 번째 매장은 오픈 초창기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주변 경쟁업체와 비교해보고 우리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경쟁업체에 비해 맛과 양, 식재료 모두 좋았다. 맛없는 그 가게가 왜 우리보다 잘 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심지어 서비스조차 엉망이었다. 단지 자리가 좋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우겼다. 우리 가게 앞을 지나던 사람이 우리 식당으로 오려고 하니 친구가 다른 가게로 가자고 하길래, 그들의 대화에 내가 끼어들었다.
사장 : 우리 식당에서 안 드셔보셨죠? 여기서 먹어보시면 저 집 못 가는데..
손님 : 먹어봤는데요.
사장 : 아니 그런데도 저기로 가신다는 거예요?
손님 : 여긴 부추무침을 안 주잖아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했다.
곱창집을 선택하는 기준이 어떻게 부추무침이 될 수 있을까? 그런데 듣고 보니 나도 그랬던 적이 있다. 돈가스에 곁들여주던 된장찌개가 맛있어서 그걸 먹으로 식당에 가곤 했었다. 영화가 흥행하려면 주인공 혼자만 잘나고 멋있어서는 안된다. 외식업도 마찬가지다. 주연과 조연 모두가 힘을 합쳐서 하나의 매력덩어리를 만드는 일이다.
2. 오픈하는 순간 백지가 펼쳐진다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한번 보시라'는 마음은 접어두자. 그것보다 '얼마나 잘 만들어가는지 지켜봐달라'고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식당은 유독 그 부분이 중요하다. 완벽에 완벽을 기해서 모든 것을 완성시킨 후에 문을 여는 게 아니다. 오픈하는 순간 비로소 백지를 펼치고 연필을 든거나 다름없다. 손님의 미세한 표정을 읽고 반응을 보며 계속 수정해나가야 한다. 내가 생각한 그대로 손님이 받아들이는 경우는 절대 없다.
3. 더 싸게? 더 값어치 있게!
장사를 제대로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어쭙잖게 컨설팅을 한다며 손님들에게 퍼 줄 것을 강요하고 있다. 더 싸게, 더 많이, 더 맛있게! 뻔하고 당연한 소리를 돈 받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누가 더 싸게, 더 많이, 더 맛있게 음식을 팔고 싶지 않을까? 문제는 그렇게 할수록 장사하는 사람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것이다. 남는 게 없으니 직원들에게 뭔가 해줄 만한 여유도 없고 시설이나 기술에 투자할 수도 없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미래가 불투명해질게 불 보듯 뻔하다. 결국 업주가 많이 남겨야 직원들에게 돌아갈 몫이 조금이라도 더 늘어나고 손님들이 받을 제품의 질도 올라간다.
가격과 양을 논하기 이전에, 손님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싸게가 아니라 '더 값어치 있게', 많은 양을 떠나 '많은 가치'를 주는 게 중요하다. 흡족한 대접을 해준다면 기꺼이 합당한 돈을 지불하겠다는 손님은 세상에 많다. 그러니 허리띠를 졸라매는 박리다매만 좇을 것이 아니라, 더 가치 있는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고 제값을 받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지 않으까. 많이 남겨서 많이 나누고 손님들에게 더 좋은 것을 제공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
4. 우리 가게가 대박이라고?
대박집을 정하는 매출 기준은 무엇이고, 매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적정 매출은 어느 정도일까? 장사를 하는 본질적인 이유 중 하나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매출을 올리는 게 아니라 '수익'을 내는 게 목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과거의 나를 비롯한 많은 자영업자들이 이 부분을 간과하곤 한다. 2000만 원을 매출을 올려서 200만 원을 남기든, 2억 원 매출을 올려서 200만 원을 남기든 결과는 똑같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얼마를 팔았는지 보다는 얼마를 남겼는지가 더 바른 질문이다.
적정 매출은 다음의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자.
첫째, '임대료*10"을 월 매출로 잡는다.
임대료가 100만 원이라면 1000만 원 정도가 적정 매출일 확률이 높다. 임대료는 그 입지의 가능성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둘째, '직원 총 급여*4"를 월 매출로 잡는다.
직원이 한 명이고 급여가 250만 원이라면 1000만 원 정도가 적정 매출이다.
일반적으로 임대료를 매출의 10~15%,
인건비를 매출의 20~25%,
식재료비를 매출의 25~35%
전기, 수도, 가스 같은 공과금을 매출의 4~7%로 잡는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기타 잡비와 부가세, 감가상각비도 계산해야 한다. 그런 것들이 다 빠지고 남은 금액이 이윤인데, 요새는 10~15% 선이다.
5. 잊히는 순간 망한다
나는 손님의 기억에 뭐든 하나라도 남겨주고자 노력했다. 연관된 단어를 얹어서 우회적으로라도 기억하게끔 해주고 싶었다. 닭갈비를 만들 때에도 으레 나오는 김치와 동치미, 상추와 마늘 쌈장을 빼버리고, 피클 코오슬로, 수프를 주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게 싫든 좋든 밀어붙였다. 한번 경험한 사람들이 욕을 하든 칭찬을 하든 닭갈비라는 단어를 들으면 '수프를 주는 닭갈비집'이라며 가게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었다. 일부 매장에선 와인을 식전 주로 제공했다. 강렬한 경험은 입소문으로 이어졌다. 완벽할 수는 없다. 모두가 대박이라고 외칠 수 없어도 마지막에는 '그래도 좋았어'라는 말을 듣기 위해 노력한다.
6. 잘 되는 가게에는 온기가 있다
나는 '시스템'만 잘 갖춰지면 운영은 알아서 잘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필 기존 직원들 없이 처음부터 새로운 직원들로만 세팅하기도 했다. '오토'로 돌아가는 매장과 따뜻한 사장님이 늘 신경 쓰는 매장은 다를 수밖에 없다. 사장이 매장에 있고 없고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다. 잘 되는 가게에는 공통점이 있다.
따뜻함을 넘어선 포근함, 그것은 주인장으로부터 나온 '온기'다.
7. 이 가게가 있어서 정말 좋다
매출에 집착하는 음식점 오너들이 꽤 있다. 매출로 은근히 서열이 정해지기도 할 정도다. 나는 외식업 새내기 때부터 '매출 끝판왕'들과 지내왔기 때문에 그들과 겨뤄보겠다는 건 꿈도 못 꿔봤고, 그 대신 매출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은 일찌감치 배울 수 있었다.
브랜딩
브랜드 디자인을 말하는 게 아니다. 브랜드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그냥 브랜딩 말고 사랑받는 브랜딩, 존중-존경받는 브랜딩,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브랜딩 말이다. 닭갈비를 팔더라도 '이 가게가 있어서 정말 좋다' , '문 닫지 않았으면 좋겠다' ,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을 손님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매출 몇백억보다 값어치 있다.
어떻게 하면 매출을 더 올릴 수 있을까?보다는 어떻게 하면 손님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감동시킬 수 있을까? 이 질문에만 답할 수 있다면 매출뿐 아니라 수익 또한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손님들의 마음에 남의 마음을 새길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수백수천억 가치의 '브랜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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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이 어렵습니다.
외식업이 어렵습니다.
흑자 폐업도 많습니다.
매출이 높아도 수익금이 작아서 문 닫는 식당이 많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그래도 잘 되는 가게도 있기 마련입니다. 20년간 외식업을 운영 중인 저자가 겪어왔고 생각하는 내용들이 전부 정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먼저 경험했었던 선배 입장에서의 이야기들은 새로운 일을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분명 도움 되는 조언이 될 것입니다. 저 역시도 공감되는 내용이 많아서 고개를 끄덕여가며 읽었습니다.
안되는 이유와 핑계가 많습니다.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안된다는 말을 자꾸 합니다. 장사가 어렵다는 사람들에게 독서는 사치일 수도 있습니다. 시간도 부족하죠. 그래도 선배들의 경험담이 도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영업을 하는 분들에게 이런 류의 책을 추천할 때가 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많은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잘 안 들으려 한다는 것이죠.
'책대로 한다고 다 잘되면 누구나 성공하게?"
맞습니다. 그럴 수는 없겠죠. 그래도 작은 것 하나라도 분명 도움 되는 정보가 있다면 읽고 시도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 가볍게 읽기에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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