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유럽 생활 5년 차의 프리랜서 마케터이자 개인투자가입니다.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면서 문화와 기업을 관찰하며 투자 포인트를 찾았고 그 내용을 책에 담았습니다. 마케팅과 투자가 결합된 약간의 독특한 컨셉의 책입니다. 저자의 호기심으로 시작된 관찰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와 투자기회를 알려줌과 동시에 인사이트를 갖게 해줍니다. 본 책에선 직접적으로 유럽 주식투자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저는 책의 내용과 주요 기업 주가 차트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책은 크게 3개의 챕터로 구분되어있습니다. 주요 내용 몇가지를 정리합니다.
1. 에필로그
유럽은 소비의식과 소비수준이 높은 사회인 만큼 소비 트렌드도 앞서 있다. 파리에 머물려 런던, 밀라노, 암스테르담, 코펜하겐, 스톡홀름, 바르셀로나 등 한국 소비자들이 동경하는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하는 동시에 여러 유럽 도시를 틈나는 대로 여행하곤 했다. 여행을 가면 항상 들르는 곳이 있다.
마트와 슈퍼마켓 등 식품이 유통되는 곳이다. 유럽 소비자들이 어떤 식자재를 선호하고 어떤 방식으로 장을 보는지 엿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디자인, 간편식, 유기농 등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매력 있는 먹거리와 식품 브랜드를 찾을 수 있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도 지속적으로 유럽을 방문하고 유통기업을 벤치마킹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케터의 여행 기술
2. 프레임 : 어디서든 나는 마케터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다지 인식하고 있지 않지만 해외여행은 투자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무척 괜찮은 수단이다. 한국에서 얻은 지식으로 해외 기업을 바라보고, 거꾸로 해외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을 바라보는 것 모두 가능하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며 남들이 모르는 정보를 먼저 알게 된다면 더 빨리 기회를 발견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많은 나라에 여행을 다닐수록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쌓이고, 그 과정에서 지식과 경험들 간에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기도 한다. 기회를 읽는 요령도 생긴다.
3. 기록 : 남기는 만큼 남는다.
귀찮더라도 사진을 찍어두자.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동하면서 일일이 글로 기록하기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반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두면 이미지 기반의 메모가 되고, 나중에 기억을 떠올릴 때에도 텍스트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언어를 모르는 국가를 여행할 때 유용하다. 사진은 글에 대한 보완적인 기록 매체인 셈이다. 그리고 기왕이면 공유를 해보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공유한다. 기록한 생각들을 그때그때 기록하면 몇 가지 이점이 있는데, 우선 나 혼자 보는 글과 타인에게 보이는 글은 완성도가 다르다. 자연히 상세히 기록하게 되고 기록을 잘하기 위해 관찰을 하게 된다.
유럽 마트에서 관찰하는 소비 트렌드
4. 코스트코가 아마존에 맞서 싸우는 법
전 세계 수많은 유통 업체 가운데 코스트코야말로 가장 차별화된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 기업이 진출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최대 경쟁력은 낮은 가격과 다양한 제품군이며 이를 발판으로 주가 역시 꾸준히 상승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아마존이 코스트코의 사업 영역에 진입할 경우 위기를 겪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앞으로도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유는 아래와 같다.
① 매장에 가서 들러보는 체험의 즐거움이 온라인으로 완벽히 대체되기는 어렵다
② 커클랜드를 비롯한 PB 상품을 애용하는 로열티 높은 소비자들이 상당수다
③ 주차, 쇼핑, 계산 등에 소요되는 쇼핑시간이 길다는 단점은 인스타카트와 같은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의 등장으로 일부 해소되었다
주요 기업의 주가 차트
5. 현금이 사라진 세상의 승자는?
현금 사용이 줄어들면서 그 자리를 모바일 결제가 대신하게 된다. 모바일 결제 업체 중 선두에 있는 기업은 2009년에 설립된 미국의 '스퀘어'다. 소상공인들의 모바일 결재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시작해 다양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로 성장했으며, 2016년 증시에 상장된 이후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사업 초기부터 애플이나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업체들과 협업하거나 다양한 형태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점, 다양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다는 점에서 이미 상당한 진입장벽을 구축한 플랫폼 기업이라 볼 수 있다.
스퀘어
직접 맛보고 즐기며 익히는 브랜딩 전략
6. 프리미엄 먹거리가 소비자의 행복을 자극하는 법
저자가 프랑스 마트에 있는 여러 우유 가운데 브리델 우유를 집어 든 이유는 일단 유기능 제품이고 파스퇴르 살균법(저온살균)을 사용했고, 브르타뉴 지역에서 생산된 우유이기 때문이다. 저온 살균 우유가 고온 살균 우유보다 맛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유럽 각지를 여행할 때마다 그 지역의 우유를 맛보다 보니 독특한 감각이 생겼다.
우유맛과 그 주민들의 행복도가 비례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특히 우유가 맛있었던 나라는 덴마크, 스위스, 네덜란드였는데 UN에서 발표하는 국가별 행복지수를 찾아보니 3위, 5위 6위로 모두 글로벌 행복지수가 월등히 높았다.
맛있는 우유란?
젖소의 품종은 우유 맛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육되는 젖소는 홀스타인 종이다. 생산량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한국 젖소 100마리 중 99마리는 홀스타인 종인데 유지방율과 함유량이 낮아 맛이 떨어지고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을 만들기에도 적합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낙농 강국인 뉴질랜드, 호주, 미국에서는 저지 종, 스위에는 브라운스위스 종, 브리델 우유가 생산되는 프랑스 지역에는 노르망디 종을 사용한다. 모두 착유량은 적지만 유지방율과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품종이다.
젖소의 품종
우유 살균 방식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초고온 살균법(120~135도 2초), 고온 살균법(75~85도 20초), 저온 살균법(65도 30분)이 있다. 그동안 국내 우유는 대부분 초고온 살균법으로 생산되었는데 맛의 변화가 적어서 그렇다고 알려졌으나, 사실 우유 업체들이 그렇게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저온 살균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살균이 적은 고품질 원유만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높아지기에 그런 방식을 썼을 분이다. 저온살균이 맛있다.
7. 코카콜라는 왜 원료 브랜딩을 시작했을까?
최근 영국을 필두로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설탕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비만, 특히 소아비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다. 그중에서도 주범으로 꼽힌 것이 다량의 설탕이 함유된 탄산음료다. 100년 전통의 코카콜라가 세간의 비난에서 자유로운 적이 있던가. 코카콜라 라이트나 코카콜라 제로 등 0 칼로리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대처해왔지만 부정적인 시선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두 제품에는 설탕 대신 아스파탐이 사용되었는데 화학감미료로 건강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이에 코카콜라는 설탕 대신 자연주의 탄산음료를 만들기 위해 '스테비아 허브' 잎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로 콜라를 만들었다. 하지만 스테비아에는 두 가지 약점이 있는데 원가가 높고 단맛과 함께 강한 쓴맛이 난다는 점이다.
이에 코카콜라는 '퓨어서클'이라는 세계 최대 스테비아 생산 업체와 손잡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단맛은 유지하고 쓴맛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코카콜라 클래식과 동일한 맛을 낼 수 있는지 생산원가를 어디까지 낮출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퓨어서클의 기대치 때문에 PER은 60에 육발할 정도로 비싸지만 코카콜라와의 협업은 퓨어서클의 드라마틱한 매출 증가를 불러올 것이다.
먹거리에 관심 있는 투자가라면 코카콜라의 스테비아 신제품이 출시되면 곧장 마트로 달라가서 맛을 본 후 퓨어서클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이외에 글로벌 식품 및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의 제품은 유럽의 어느 나라든 쉽게 접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유니레버의 꾸준하고 진정성 있는 지속가능 경영방침을 신뢰한다. 지속가능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최소한 작은 이득을 위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는 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추론이다. 이것이 브랜딩으로 이어진다.
유럽의 어느 마트나 슈퍼마켓에 가든 반드시 있는 브랜드 "다논"은 한국에는 요거트 생산 업체로 알려져 있다.
시가총액은 60조 원, 연 매출 30조 원 규모의 기업으로 글로벌 식품기업치곤 아주 큰 편은 아니다. 프랑스 기업답게 '에비앙, 볼빅'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다논의 강점도 지속 가능한 브랜딩 역량이다.
소비자의 접점이 많은 식품기업이므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찍이 CSR 등 사회 공헌에 관심이 많았고 빈곤 퇴치, 여성의 경제적 자립, 건강한 먹거리 확립 이슈에 앞장서왔다.
책에서 살펴 본 기업의 특징이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과 브랜드의 자부심입니다. 기업의 최고 가치인 이윤추구 외에도 행복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을 저자는 지속가능한 기업이라고 꼽았습니다. 그런 기업은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꾸준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며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몇 개 기업들의 과거 10년 주가 흐름을 살펴보니 몇 배로 뛴 기업은 거의 없었습니다. 꾸준한 상승은 하였으나 드라마틱한 상승은 없었기에, 미국 나스닥과 비교 시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유럽인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의 가치를 지키는 고집스런 전통은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는 데는 관광자원 측면에서 도움되는 일이나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현재의 흐름에는 조금 늦어 보이는 감도 있습니다.
저자는 마케터입니다.
마케터의 시선으로 유럽 각지를 여행하며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들을 투자 아이디어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여행이 여러 선진국을 돌아보며 투자 감각을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하나는 저자의 생각과 저의 생각, 행동이 닮았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도 해외출장이 잦은 편인데, 항상 관심을 갖고 알아보려 하고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기는 편입니다. 선진국에서는 한국의 미래를 볼 수 있고, 후진국에서는 한국의 과거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사업이나 창업을 검토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많은 공부가 되기도 합니다. 선진국에서 유행하는 제품을 동남아에서 만들어 한국에서 파는 상상도 했었습니다.
쉽게 읽히는 책입니다.
유럽 각 나라의 문화 특징, 소비 트렌드를 알 수 있고 새로운 사실을 몇 가지 배울 수 있었던 공부가 된 책입니다. 저온 살균법 우유가 맛있는 이유도 알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유럽 주식투자에 대한 생각도 해봤고 몇 개 기업은 관심종목으로 넣었습니다. 다만 앞서 말한 대로 지속성장 가능성은 보았으나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몇 개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유럽에 대해 배우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볼 사람들에게는 도움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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