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길게 적는 도서 리뷰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게 악한 일일까? 베니스의 상인

by 소액 재테크 연구소 2021. 1. 24.
728x90
반응형

소설 「베니스의 상인」에서 주인공 안토니오는 친구 바사니오가 포샤에게 청혼할 때 필요한 돈의 빚보증을 서기로 했습니다. 안토니오의 모든 재산은 무역을 나간 선박 위에 있었기 때문에 신용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는 베니스에서 신용이 대단히 좋았기 때문에 가능했죠. 대상은 유명한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이었습니다. 샤일록은 정해진 기한 내에 돈을 갚지 못하면 안토니오의 심장 주변 살 1파운드를 배상하게 하는 차용증을 작성하자고 합니다.

우정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재산과 생명까지도 바칠 수 있는 사람이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였습니다. 안토니오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친구 바사니오는 청혼에 성공했습니다. 항해를 나갔던 선박만 돌아오면 돈을 갚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배는 난파되었고, 안토니오는 계약대로 자신의 살을 내놓아야 하는 처지에 내몰립니다.

약속은 했는데

차용증서의 조항을 관철하려는 샤일록의 요구대로 재판이 열리게 됩니다. 법학박사로 변장을 하고 들어온 바사니오의 약혼녀 포사는 차용증의 내용이 법적으로 정당하다고 말하며 증서에 따라 판결을 내린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사일록에게 직접 형을 집행하라고 명령하고, 신이 난 샤일록은 칼을 안토니오 가슴으로 가져갑니다.

그때 재판장 포샤가 주의사항을 선언합니다.

"안토니오의 살을 1파운드 떼어내되 피는 한 방울도 흘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피를 흘리게 하면 샤일록 당신은 살인죄로 사형에 처해져야 마땅합니다"라고 말했고, 일순간 법정의 분위기는 반전되며 안토니오는 풀려납니다.

뭥미?

분명 샤일록은 상인이었던 안토니오를 증오했기 때문에 그를 죽이고 싶었겠지요. 그래서 그런 잔인한 차용증을 쓰게 했던 겁니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상거래가 시작되던 당시 베니스는 지중해 무역을 통해 상거래가 발흥하던 시점이었고, 상인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물건의 거래를 통한 이익은 옳고, 자본의 거래를 통한 이익은 나쁘다는 당시 기독교적 세계관 때문에 유대인이 대부분이었던 대부업은 멸시를 받는 직업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샤일록은 유대교를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하라는 판결까지 받았죠.

지금 우리 시대도 그러한가요?

자본 소득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는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는 말이겠죠. 오히려 꿈의 직업일수도 있겠습니다. 단 법적·사회적 규범내에 들어와 있다면 말이죠.

경제기사가 슬슬 읽힙니다 中에서

ㅡㅡㅡㅡㅡㅡㅡㅡㅡ

돈 거래를 하는 자본가들이 멸시를 받는 직업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돈 거래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돈은 죄가 없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주인공 잘못이 더 큽니다.

신체 일부를 떼어줄 생각없이 허위 계약을 한것이 됩니다. 돈을 빌리려는 사람은 본인의 간과 쓸개까지 떼어줄것처럼 약속을 하죠. 그러나 이후에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됩니다. 과거에 저는 한차례 빌려준 돈을 받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빌려준 돈을 2년째 차일피일 미루며 갚지 않는 분이 있습니다. 갚을 돈은 없고 새 차를 살돈은 있으시더군요. 기가 찹니다.

 

현대법으로 해석하면 더 재밌습니다.

첫째, 애초에 살 1파운드를 제공하는 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무효라는 것입니다. 신체포기각서는 불법, 무효 입니다.

둘째, 재판의 진행자는 진짜 판사가 아닌 안토니오의 친구이자 바사니오의 약혼녀인 포샤입니다. 완전한 법정사기극 입니다. 만약 진실이 밝혀진다면 샤일록은 사기죄로 이들을 고발할 수 있습니다. 무효판결인 것이죠.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게 악한 일이 아닙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죠. 갚을 생각없이 빌린 사람이 나쁜놈입니다. 물론 저마다 변명이 있겠지만요.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 합니다.

지킬 수 없는 약속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아니면 빌리지 말아야 합니다.

빚 보증은 3대가 망하는 지름길! 맞나요?

적다보니 결론이 이상하네요.

728x90
반응형